비를 좋아하는 사람은 / 조병화
비를 좋아하는 사람은 과거가 있단다. 슬프고도 아름다운 사랑의 과거가..
비가 오는 거리를 혼자 걸으면서 무언가 생각할 줄 모르는 사람은 사랑을 모르는 사람이란다.

낙엽이 떨어져 뒹구는 거리에 한 줄의 시를 띄우지 못하는 사람은 애인이 없는 사람이란다.
함박눈 내리는 밤에
혼자 앉아 있으면서도 꼭 닫힌 창문으로 눈이 가지지 않는 사람은 사랑의 덫을 모르는 가엾은 사람이란다.
***
비오는 거리를 우산도 없이 걸어보면
요즘 같으면 당장 감기들 것이다.
공해로 오염되어 맞지 않는게 더 좋다.
시인의 눈으로 보는 세계는
우리를 상상의 세계로 끌어들이는
마력 같은 것이 있다.
시 속에는 우리가 할 수 없는
대리 만족의 세계가 자리한다.
마음 속으로 으끼며 생각케한다.
가을이 오면 모두가 센티멘탈해지나
계절의 변화에 민감해지는 것도 원인이겠지
붉게 물드는 단풍을 보노라면
세월의 나이테처럼 이마의 주름살도
하나 둘 늘어나고 깊어진다.
그렇게 우린 세월 속의 방랑자다
- 솔향기 생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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