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월의 첫 날
한해가 이렇게 빨리도 간다.
잎새 모두 떨어져 벌거숭이 되어버린 앙상한 나무 가지처럼
12장 달력도 이제 한장만 남아서 벽에 걸려 있다.
바람불어 좋은 날은 커녕 추운 날은 많이 풀렸으나
그래도 겨울은 겨울이란걸 잊지는 말자.
정말 빠르게 변하는 세월의 무게에 짖눌린 어깨는
그 무거움에 버거워 비틀거리고 여기저기 송년 모임에 초대는
날이 갈수록 늘어간다.
어중이 떠중이 감나무에 매달린 감처럼 많이도 온다.
꼭 외상값 독촉하는 것처럼,,,
때로는 찿아주는 그 정성에 마지못해 가는 경우도 있있었지
그러나 올해는 대부분 생략하리라 마음 먹고있다.
너무나 천편일률적인게 못마땅해서 그렇다.
밥 먹고 술 마시고 떠들고 그 다음 코스는 안봐도 비디오 아닌가.
예전에는 몰랐는데 되돌아보니 무의미한 만남 같은게 이제는 싫증이 난다.
이것도 나이 먹어가는 증거가 되겠지,,,
그래도 첫 날이라는 상징처럼 가슴 떨리는 느낌은 없어도
조금은 순수해지려 스스로 노력해 본다.
외투에 묻은 먼지를 털어내는 거 같이,,,
모두가 어렵다고 고통스럽다고 말들 하지만 어느 한순간이라도
그렇지 않은 날 있었든가, 다만 아닌 것처럼 얘기하며 살아왔을뿐인데.
지금보다 더 어려운 경우가 또 있을까 말을 하면서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 삶의 모습에서 아직까지는 하며 오늘을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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